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마케터 직장생활 실화 (광고기획, 야근, 갑질)

by 퇴근요망 2025. 6. 4.

마케터 직장생활 실화 (광고기획, 야근, 갑질)

마케팅 업계는 외부에서 보기엔 자유롭고 트렌디한 직장처럼 보입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습, 감각적인 광고 문구와 세련된 디자인을 기획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광고기획자와 마케터들은 치열한 데드라인과 끝없는 피드백, 과도한 야근, 그리고 상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광고기획의 실제 과정을 중심으로, 마케터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야근과 내부·외부 갑질의 실태를 실례와 함께 풀어봅니다.


광고기획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광고기획이라는 업무는 겉보기엔 아이디어만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획 이전에 전략과 시장분석, 소비자 조사, 경쟁사 벤치마킹 등 방대한 사전 작업이 필요합니다. 마케터는 단순히 ‘재미있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기획의 방향성이 브랜드 이미지와 마케팅 목표, 소비자 반응까지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치와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런칭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타겟 설정부터 시작해 캠페인 목적 설정, 크리에이티브 방향, 실행 전략, 매체 배분, 성과 측정 방법까지 모든 단계를 구조화된 형태로 기획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의 요구사항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고,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기획 방향이 수차례 바뀌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마케터는 때로는 ‘기획자’, 때로는 ‘디자이너’, 때로는 ‘PM(프로젝트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모든 부서와 사람을 조율하면서도, 마감일은 엄격하게 지켜야 합니다. 어떤 마케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기획서가 다 완성돼도, 누군가 ‘느낌이 별로다’ 한 마디면 다 다시 해야 해요. 느낌이 뭔지 설명도 안 해주는데요.”

이러한 상황은 마케터에게 깊은 무기력감을 안기며, 반복되는 수정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단지 ‘맞춰주는 역할’로 소모되기도 합니다. 광고기획은 멋진 포트폴리오로 남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조율과 설득의 과정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야근이 일상, 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모두 남아 있는 현실

마케팅팀은 보통 회사의 중심 조직 중 하나입니다. 매출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실무자는 물론 임원까지도 관심을 갖습니다. 이로 인해 마케터는 늘 ‘성과’라는 압박 속에 놓이며, 자연스레 야근이 생활화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야근은 누군가가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팀 분위기 속에서 이뤄집니다.

출근은 정시지만 퇴근은 유동적입니다. 마감이 가까운 날에는 저녁 9시, 10시 퇴근도 드물지 않으며, 때론 주말 출근도 요구됩니다. 특히 광고주가 해외 클라이언트일 경우, 시차 때문에 밤늦은 피드백이나 미팅이 잡히기도 합니다. 내부 보고 일정, 디자인 수정, 문구 변경, 매체 노출 조율 등 한 가지 업무가 끝나도 또 다른 요청이 발생하면서 퇴근 시간을 계속 미루게 됩니다.

한 신입 마케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야근 수당은 없어요. 그런데 8시에 퇴근하려 하면 눈치가 보이죠. 아무도 뭐라고 안 하는데, 아무도 안 가니까요.”

특히 대행사에서는 ‘야근이 곧 실력’이라는 구시대적 마인드가 여전히 존재하며, 많은 마케터가 번아웃을 경험합니다. 이 과정에서 체력은 물론이고 감정적 소진도 심각하게 발생합니다. 퇴근 후에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알람이 울릴까 봐 불안해하는 상태가 계속되죠.

문제는 이런 문화가 암묵적으로 용인되며 조직 내 ‘충성도’의 기준처럼 되어버렸다는 점입니다. 일부 팀에서는 팀장이 먼저 퇴근하면 야근을 해도 괜찮다는 묘한 기준이 있고, 반대로 팀장이 남아 있으면 그 누구도 먼저 퇴근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야근은 실무자의 판단이 아니라, 분위기와 팀장의 태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상사의 ‘갑질’, 외부보다 내부가 더 아프다

마케팅 업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스트레스 원인 중 하나는 ‘갑질’입니다. 여기서 갑질은 단지 권위를 앞세운 지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모호한 피드백, 반복된 무의미한 수정 요구, 비정상적인 일정 변경, 개인 사생활 침해 등 모두 포함됩니다.

외부 클라이언트의 갑질은 대표적으로 “이건 별로인데요. 다시 해주세요. 이유요? 그냥요.” 같은 피드백이 있습니다. 명확한 기준 없이 감정적으로 컨펌을 보류하거나, 이미 합의된 방향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행동이 반복됩니다. 어떤 광고대행사는 클라이언트 한 명 때문에 일주일간 기획안을 7번이나 바꾼 적도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갑질은 존재합니다. 팀장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닌 이유로 ‘기획서가 성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거나, 회의에서 특정 인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무자의 주말 일정을 묻지 않고 ‘이번 주는 주말에 한번 정리해줄 수 있지?’라고 말하는 순간, 사실상 주말 근무를 강요당하게 됩니다.

더 심각한 건 이런 문화가 ‘조직의 원래 모습’으로 합리화된다는 점입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 특성상 클라이언트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직원의 심리적 부담이나 건강은 종종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마케터들은 갑질에 항의하지 않고 참는 법을 배우고, 갈등을 회피하는 기술을 습득하게 됩니다. 이는 결국 업무 효율과 조직 문화에 악영향을 끼치며, 이직률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와의 계약 시 범위와 기한, 피드백 횟수 등을 명확히 설정하고, 내부적으로는 팀장의 리더십 교육과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합니다. 갑질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요약 및 Call to Action]

마케터는 단순히 ‘광고를 기획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전략가, 분석가, 조율자, 방어자, 때로는 감정노동자 역할까지 수행하는 복합적인 직업군입니다. 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현실은 기획서 하나에 담기지 않는 수많은 야근, 설득, 갈등의 연속입니다.
광고기획의 복잡함, 끊이지 않는 야근, 내외부 갑질은 마케터라는 직업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마케팅 업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이 현실을 인식하고, 자기 보호 능력과 조직 내 소통 기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마케팅 생태계를 위해, 기업과 조직은 마케터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 개선에 더욱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